2022 녹색자금사업 ‘우리동네 녹색자금 이야기’ 사진ㆍ수기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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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여우숲 생태 인문학 공부 여행

작품 설명

이수정

일상의 쳇바퀴를 돌면서 짜여진 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시간이 흐름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삶을 살아간다. 살아간다는 것보다는 살아진다는 의미가 더 맞는 것 같다. 이렇게 일상이 답답해지고, 나의 생명성에 대한 위협을 느끼게 되면 이 필요해진다. 이런 마음이 들 때

나의 일정이 허락한다면 매달 첫 번째 토요일 여우숲으로 울림이 있는 작가를 만나러 간다.

열심히 살아낸 월말이 되면 다음 달에 여우숲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준비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러면 여우숲의 문을 두드려 어떤 작가분이 오시는지 확인하고, 작가분이 쓰신 책을 구입해서 읽으며 일주일을 보낸다. 이야기의 주인을 만나기 전까지 설레는 마음을 접어두고 그날을 기다리게 된다.

뜨거운 여름 8월 첫째주 토요일에 여우숲을 향해 출발하게 되었다. 책으로만 만나던 작가를 실제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차를 타고 세시간을 가는 시간이 설레는 길이 되었다. 날을 덥고 햇빛을 뜨거웠지만 여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여우숲을 들어서며 올라가는 길이 나무와 풀로 덮여있어 푸르름이 절정이었다. 여우숲의 층층나무관에 들어서니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우숲의 가까운 모습, 한눈에 보이는 아랫 마을, 멀리 둘러진 산을 한번에 내려다 보는 시간은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생태 인문학 여행의 첫 시작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일정에 대한 안내사항을 듣고 방을 배정받았다. 배정받은 방에 일단 짐을 풀고 편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흙과 나무로 지어진 여우숲 숙소는 밤이면 달과 별을 볼 수 있고, 아침이면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도록 앞쪽이 통창으로 되어 있었다. 숙소에서 바깥 경치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숙소 밖으로 나와 강의동 앞에 있는 식당에서 프로그램을 함께 할 사람들과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며 지난달 살았던 근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강의를 위해 읽은 책에 대한 것도 이야기도 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먹고 난 자리를 정리하고 여우숲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지난달과 다르게 숲에 어떻게 바뀌었는지 찾아보고 숲에 나에게 주는 많은 것들을 조용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8월의 인문학 강의는 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님이신 한형조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었다. 주로 동양철학, 유학, 불교와 관련한 연구와 책을 저술하고 계신다. 이번 달은붓다의 치명적 농담이라는 책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의미 배우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음의 풍요를 느끼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깊은 가르침을 강의 시간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졌다. 저녁을 먹고 선생님과 함께 책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통해 스스로 알아가는 시간을 혼자서 준비하고 여우숲에서 선생님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더 기억에 많이 남았다. 또한 혼자만 하는 생각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작가와 참자들과 함께하는 대화를 통해서 다시 깨우치는 시간이 되었다. 마음속에 한가득 불교의 깨달음에 대한 이치를 껴안고, 숙소에서 어둠이 내려앉은 여우숲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커다란 햇빛이 창을 비추고 자연의 시간에 맞춰 잠을 깨게 되었다. 조용히 여름날 아침의 숲을 거닐며 어제 보지 못한 자연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자주 만나게 되는 숲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걸으면 늘 새로운 것들을 만나게 된다.

아침을 먹고 여우숲의 교장인 김용규선생님과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의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숲으로 향했다. 숲에서 살아가는 누리장 나무와 주름조개풀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숲에서 직접 생명을 만나고 그들의 모습을 직접 만나게 되니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생명이라는 것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과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숲을 둘러보니 오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어마하게 많을 것이다. 다양한 숲해설, 숲교육, 숲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겠지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즐기는 시간이 거의 없다.

여우숲에서 생태인문학 공부여행은 강사의 강의를 듣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삶에 대한 사랑과 생명력을 느끼고 싶다면 여우숲으로 와서 여러 인문학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우숲에서 좋은 경관과 사람들에게 기운을 받고, 마음의 짐을 잠시 내려놓는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며,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