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녹색자금사업 ‘우리동네 녹색자금 이야기’ 사진ㆍ수기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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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녹색자금으로 만난 감동의 숲

작품 설명

양재국


다문화에 대한 막연한 인식만 갖고 있던 나는
3년 전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다문화 한부모 인식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는 우리나라에 와서 생활하는 외국인의 생활 모습을 강의로나마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2년이 지난 작년 102일 글로벌 한부모 가족과 함께 녹색자금이 지원하는 산촌체험을 떠나게 되었다.

약속 장소인 신도림역에서 우리 강사들은 1시간 전에 도착해서 각 지방에서 오시는 분을 안내하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대전과 인천에서 오신 두 가족이 먼저 와 있었다. 약속한 시각에 모두 모여 정시에 출발하게 되었고 차 안의 분위기는 학창 시절 처음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의 들뜬 모습과 흡사했다. 큰 기대를 하고 많이 기다리던 여행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글로벌 한부모 가족이라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던 것은 버스 안의 분위기였다. 가족끼리 모여서 대화를 나눌 때, 자기 모국어로 대화하다 보니 각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차 안이 떠들썩했다. 오늘 이 단체는 17개국 이주 여성들이 한국 남자와 결혼한 후 이혼, 사별, 그 외 다양한 이유로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가족들이다.

다양한 외국어를 들으며 2시간 후 목적지인 강당마을에 도착했다. 숙박시설과 체험장이 있는 폭포산장으로 가는 구간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나무로 숲 터널이 되어있고 길 바로 옆에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모두 이 풍경에 감탄하며 마지막 구간에서는 버스에서 내려 걸어갔다. 계곡 물소리가 들려오는 이 숲 터널을 지나는 동안은 바깥세상에서 내 몸과 마음에 묻어있는 때를 말끔히 씻어내는 공간이라고 안내하면서 느린 걸음으로 이동했다.

산장에 도착해 여러분 이쪽으로 모여주세요~”라고 말하자, 어느 한 참석자가 ~와 정말 좋다, 천국에 온 것 같다!”라고 하는데 옆에 있던 또 다른 한 사람이 정말 천국이다. 천국!”이라고 호응한다. 순간 나는 잠깐 진행을 멈추고 그 천국이란 말을 되새겼다.

오늘 첫 프로그램은 위험 요소가 많은 알밤 줍기 체험이다. 며칠 전 강당마을 위원장님께 체험장 주위 안전 조치를 부탁했지만, 우리 강사들은 다시 한 번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뱀, 벌 등 위험 요소는 없는지 사전 답사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밤나무 밑에 도착하여 다시 한 번 안전 수칙을 전달하고 알밤 줍기 행사를 시작했다. 모두 적극적으로 밤 줍기에 몰두하였다. 1시간 정도 아무 사고 없이 행사를 마치고 모두가 만족할 만큼 주운 밤 주머니를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장으로 돌아왔다. 서로 많이 주웠다고 환한 얼굴로 밤 주머니를 높이 들어 보이며 자랑하는 표정들이 너무나 밝아 보였다. 그러나 참여자 모두가 생전 처음 하는 알밤 줍기는 자칫 실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벌레 먹은 밤을 모르기 때문이다. 벌레 먹은 밤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여러분! 오늘 주워온 밤에는 주인이 있는 밤이 있습니다.”

밤 한 톨을 쪼개어 벌레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주인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밤을 검사하여 주인이 있는 밤은 다시 돌려 드려야 됩니다. 대신 한 개를 돌려주면 두 개를 보상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한 개를 돌려주면 두 개를 보상한다는 말에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이렇게 모두가 흡족해하는 시간을 이용해 기주 생물과 곤충의 한살이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까지 30분 동안 밤바구미 벌레를 주인공으로 강의하는 동안 참여자들의 집중력과 진지한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저녁 시간이 되었다. 바비큐 후에 남은 숯불을 이용해서 군밤 체험까지 하는데 모두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 프로그램 기획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취침 시간이 훨씬 지났지만, 숙소의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인솔자 센터장님을 만났다. 모두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우리 강사들도 잠을 자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하고 물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오늘 함께한 우리 팀들은 가족과 함께 이렇게 좋은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 몰라요. 어렵게 마련된 자리 원 없이 누리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면서, “선생님들 먼저 주무세요.”라고 했다.

우리는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은 오지 않고 오전에 도착해서 이곳 분위기를 천국이라고 표현하던 그 말이 생각났다. ‘천국이라는 것은 아주 멀리에 있는 이상의 세계, 환상의 세계가 아니구나. 사람마다 천국이 다르고 자기의 천국은 자신이 만들 수 있구나.’, ‘낯선 외국 땅에서 여자 혼자의 몸으로 자녀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 ‘불안과 좌절 슬픔으로 얼마나 비관적인 시간을 보냈을까!’, ‘비통함과 절망에 포기하지 않고 자식을 위해 패배감이나 나약함을 보이지 않으려고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까!’,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천국을 여러분이 발견했습니다. 존경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맑은 공기와 좋은 분위기 덕분인지 아침의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

아침 인사는 모두 감사합니다였다. 그 감사하다는 말에는 어제의 행복한 모습이 함축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 일정은 연밥 체험과 외암민속마을 탐방이다.

연밥 체험에 앞서 연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나는 마음속으로 진흙에 물들지 않고, 굴하지도 않고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함께 온 자녀들과 한결 같이 맑고 밝게 아름답고 화목한 분위기가 정말 보기 좋습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이틀간의 체험은 모두가 끝나고 마무리 내 마음 읽어보기소감 나누기 발표 시간이다.

첫 번째 발표자의 내용 대부분이 감사의 말과 즐겁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발표자가 앞으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나는 오늘의 이 즐겁고 기쁜 소식을 ㅇㅇ 나라에 계시는 부모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숨기려고 뒤를 돌아보는데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그동안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당장이라도 눈물바다가 될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을 동병상련이라고 하는구나. 빨리 사태 수습해야겠다. 앞으로 나가서 발표자를 자리에 앉게 하고 제안했다.

“‘내 마음 읽어보기는 집에 가서 저녁에 하늘에 있는 달님과 별님과 함께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기로 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이틀 동안 우리에게 숙식은 물론 체험을 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이곳 강당마을 위원장님 모시고 인사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라고 하자 모두 열렬한 박수로 맞이했다.

이곳에 오셔서 이틀 동안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글로벌 한부모가족 여러분이 가족끼리 다시 이곳을 찾아주신다면 숙박비를 무료로 제공하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참여자보다 내가 더 크게 손뼉을 치고 소리 질렀다.

그동안 코로나로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정을 잘 아는 나는 예상치도 못한 말씀이었다.

다음은 내가 인사말을 하는 차례다.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순간 숲의 천국에서 감사함과 고마움에 묻혀 너무 행복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복권위원회와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강당리 산촌마을에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12일 동안 숲해설가 지망 이후 최고의 보람과 감동한 날로 새겨두고, 헤어지는 순간이 너무 아쉬워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메시지를 보낸다.

여러분! 혼자서 힘들 땐 자연에 기대어 보세요. 그리고 외로울 땐 숲속에 있는 친구를 만나보세요. 지금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짐이 있다면 다 내려놓으시고 여기 숲속에서 천국의 기운 듬뿍 받아 가십시오.’